화이트와인의 각 품종은 자라나는 지역의 기후, 토양, 양조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과 향을 지니죠.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의 화이트와인 품종들은 특유의 생동감과 복합적인 향으로 많은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1. 그릴로(Grillo) – 시칠리아의 태양과 바다를 담은 포도
▪ 특징
그릴로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Sicilia) 지역을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 속에서 자랍니다. 진한 햇빛과 해풍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풍부한 과일 향과 신선한 산도, 그리고 약간의 짠맛 같은 미네랄감을 지니는 것이 특징입니다.
색상은 대체로 연한 금빛 혹은 밝은 짚색을 띠며, 향에서는 자몽, 복숭아, 레몬 제스트, 허브, 해조류의 뉘앙스가 나타납니다. 혀끝에서는 부드럽고 둥글며, 피니시는 시원하게 마무리됩니다.
▪ 역사와 배경
그릴로는 원래 카타라토(Catarratto)와 지붕보(Zibibbo)의 교배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에는 시칠리아의 전통 강화 와인인 마살라(Marsala)를 만드는 주재료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일 품종 스틸 화이트와인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와인메이커들이 그릴로의 섬세한 향과 산미를 독립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 추천 페어링
그릴로는 바닷가 음식과 찰떡궁합입니다. 특히 조개찜, 새우 파스타, 해산물 리조또, 회와 같은 메뉴와 어울리며, 한국식으로는 굴전이나 해물파전과도 잘 맞습니다.
2. 인졸리아(Inzolia) –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기의 매력
▪ 특징
인졸리아(또는 안소니카 Ansonica)는 시칠리아 뿐 아니라 토스카나 해안 지역에서도 재배되는 오래된 품종입니다. 그릴로가 생동감 넘치는 바다의 에너지를 담았다면, 인졸리아는 보다 부드럽고 세련된 꽃향기와 너트 향으로 표현됩니다.
색상은 밝은 황금빛을 띠며, 향에서는 아몬드, 흰꽃, 사과, 멜론, 감귤류가 섞여 있습니다. 산도는 비교적 낮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부드럽고 크리미하죠. 때로는 허니와 바닐라, 브리오슈 같은 풍미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 역사와 지역성
인졸리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칠리아에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토착 품종입니다. 시칠리아의 따뜻한 날씨와 석회질 토양에서 자라며, ‘섬의 품격’을 표현하는 포도라고도 불립니다.
토스카나에서는 ‘안소니카(Ansonic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엘바섬과 마렘마 지역에서 품질 좋은 와인이 생산됩니다.
▪ 추천 페어링
인졸리아는 기름기가 약간 있는 음식이나, 부드러운 풍미를 가진 요리와 어울립니다. 예를 들어 크림소스 파스타, 닭고기 요리, 버섯 리조또, 연어 구이와 잘 맞습니다.
또한 살짝 차게 식혀서 치즈 플래터와 함께 마시면, 와인의 고소한 너트 향이 한층 더 부각됩니다.
3. 베르디끼오(Verdicchio) – 이탈리아 중부의 우아함
▪ 특징
베르디끼오(Verdicchio)는 이탈리아 중부 마르케(Marche) 지역을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이름의 어원은 ‘Verde(초록색)’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만큼 와인은 종종 녹빛이 감도는 연노란색을 띱니다.
향에서는 라임, 풋사과, 아몬드, 허브, 미네랄의 섬세한 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맛은 매우 균형 잡혀 있으며, 깔끔한 산미와 긴 여운이 특징입니다. 베르디끼오는 다른 화이트 품종보다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 몇 년간 숙성하면 벌꿀, 견과류, 복합적인 꽃향으로 진화합니다.
▪ 역사와 명성
베르디끼오는 14세기 문헌에서도 언급될 만큼 오래된 품종입니다. ‘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와 ‘Verdicchio di Matelica’는 이 품종으로 만든 대표적인 DOC 와인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20세기 중반에는 특이한 앰포라(항아리 모양)의 병으로 유명해지며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 추천 페어링
베르디끼오는 생선 요리, 닭고기, 레몬을 곁들인 샐러드, 조개 스파게티 등과 잘 어울립니다. 또한 그릴로보다 복합적이고 구조감이 있어, 고급 레스토랑의 페어링 와인으로도 자주 사용됩니다.
세 품종의 비교 한눈에 보기
| 구분 | 주요 산지 | 향의 특징 | 산도 | 추천음식 |
| 그릴로 | 시칠리아 | 감귤, 허브, 바다향 | 중간~높음 | 해산물, 회, 리조또 |
| 인졸리아 | 시칠리아, 토스카나 | 아몬드, 흰꽃, 멜론 | 중간 | 닭고기, 크림파스타 |
| 베르디끼오 | 마르케 | 라임, 아몬드, 허브 | 높음 | 생선, 샐러드, 가벼운 치즈 |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단순히 음료를 즐기는 일이 아니라, 그 땅의 이야기를 한 모금씩 음미하는 일입니다.
다음에 와인을 고를 때, 오늘 소개한 세 품종을 기억해 보세요.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여러분을 반길 것입니다.
아침에 마시는 물 한 잔이 주는 건강 효과
많은 사람들이 아침 기상 후 제일 먼저 커피나 스마트폰을 찾지만, ‘물 한 잔’이야말로 우리 몸에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기상 알람’입니다. 잠에서 막 깬 몸에 맑은 물 한 잔을 주는 일은
byart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