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더치커피(Dutch Coffee)’. 보통 찬물이나 상온의 물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추출하는 이 커피는 특유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더치커피는 왜 다른 추출 방식의 커피보다 카페인이 더 많을까?”라는 점입니다.
1. 더치커피란 무엇인가?
더치커피는 흔히 ‘콜드브루(Cold Brew)’라고도 불립니다. 두 용어는 완전히 같은 뜻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 더치커피(Dutch Coffee): 전통적으로는 네덜란드 상인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커피를 수입해 오면서 찬물로 우려내기 시작한 데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보통 ‘더치 기구’를 이용해 찬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도록 하여 장시간 추출합니다.
- 콜드브루(Cold Brew): 커피 원두를 굵게 분쇄해 찬물에 12시간 이상 침출하는 방식입니다. 추출 도구와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저온·장시간 추출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을 사용하며, 12~24시간 이상 긴 시간을 들여 카페인을 비롯한 커피의 성분들을 천천히 뽑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2. 다른 추출 방식과의 비교
카페인 함량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일반적인 추출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에스프레소(Espresso)
- 고온·고압(약 9기압, 90~95도)으로 25~30초 만에 추출.
- 풍부한 크레마와 진한 맛.
- 추출 시간이 짧아 카페인은 상대적으로 적게 녹아 나옴.
- 드립커피(Hand Drip 또는 Pour Over)
- 뜨거운 물을 이용해 2~3분 동안 종이 필터를 거쳐 추출.
- 향미가 풍부하며 산미, 단맛, 바디감이 균형 있게 표현됨.
- 카페인은 적당히 추출되지만, 원두 양과 추출 시간에 따라 달라짐.
-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
- 굵게 간 원두를 뜨거운 물에 4분 정도 침출.
- 오일과 미세한 분말까지 추출되어 바디감이 강함.
- 카페인도 드립보다 다소 높을 수 있음.
- 더치커피(Cold Brew)
- 찬물 사용, 긴 추출 시간(12시간 이상).
- 산미가 적고 부드러움.
- 그러나 추출 시간이 길어 카페인이 많이 녹아 나옴.
즉, 에스프레소는 짧고 강하게, 드립은 중간 정도로, 더치는 아주 길게 추출하기 때문에 성분 추출량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3. 더치커피의 카페인이 많은 이유
(1) 추출 시간의 길이
카페인은 수용성 알칼로이드이므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이 녹아납니다. 뜨거운 물은 빠른 시간에 많은 성분을 뽑아내지만, 찬물은 용해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긴 시간이 문제(?)입니다. 장시간 동안 원두와 물이 접촉하므로 결과적으로 카페인이 충분히 추출됩니다.
(2) 추출 방식의 특성
더치커피는 보통 원두의 양 대비 물의 양을 많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도를 맞추기 위해 원두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카페인 총량도 올라갑니다. 따라서 한 잔을 마실 때 섭취하는 카페인 양이 에스프레소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3) 희석 여부 차이
에스프레소는 카페인이 적더라도 양이 작습니다(약 30ml). 반대로 더치커피는 보관을 위해 ‘원액’ 형태로 추출한 뒤, 마실 때는 물이나 우유로 희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원액 자체에는 상당한 카페인이 농축되어 있어, 희석 비율에 따라 실제 섭취량이 달라집니다. ‘원액 그대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카페인 과잉이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4) 카페인의 안정성
카페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물질이라 열에 쉽게 파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물 추출은 빠른 시간에 다른 성분(산미, 향미, 오일 등)과 함께 일정량만 뽑아내는 반면, 찬물 추출은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카페인을 뽑아내므로 카페인의 추출율 자체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4. 실제 카페인 함량 비교
물론 카페인 함량은 원두의 종류, 분쇄 굵기, 추출 시간, 사용량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치를 정리해 보면:
- 에스프레소(30ml): 약 60~80mg
- 아메리카노(240ml, 에스프레소 1샷 기준): 약 80~120mg
- 드립커피(240ml): 약 100~150mg
- 더치커피(240ml): 약 150~250mg (원액 비율에 따라 더 높아질 수 있음)
즉, 같은 용량으로 비교했을 때 더치커피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특히 더치 원액을 그대로 마실 경우에는 에스프레소 몇 잔을 한 번에 마시는 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5. 더치커피를 마실 때 주의할 점
- 적정량 섭취하기
성인 하루 권장 카페인 섭취량은 약 400mg 이하입니다. 더치커피 원액을 진하게 마신다면 하루 한두 잔만으로도 충분히 권장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 저녁 시간대 피하기
카페인은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데 평균 6~8시간이 걸립니다. 저녁 늦게 마시면 불면증이나 수면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체질 고려하기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심장 두근거림, 위산 과다, 불안감 등 증상 경험)은 더치커피보다는 드립이나 디카페인 커피를 권장합니다. - 보관 주의
더치커피는 냉장 보관 시 2주 정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위생 문제를 고려해 가급적 일주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더치커피는 특유의 부드럽고 산미 적은 맛 덕분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추출 방식의 특성상 카페인이 다른 방식보다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즉, “맛은 부드럽지만, 카페인은 강하다”라는 점이 더치커피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커피를 즐기되, 카페인 섭취량을 염두에 두고 적절히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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